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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주식회사'의 CEO가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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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주식회사'의 CEO가 되자.

이제까지 직장 생활에는 어떤 패턴이란 것이 있었다. 학교를 졸업하고 입사해서 평사원, 대리, 과장, 차장, 부장 순으로 한 단계씩 밟아 올라가는 것이 수순이었다.

운이 좋으면 이사도 하고 상무도 하고 그리고 전무도 할 수 있었다. 그렇게 하다 보면 나이는 어느새 50대 중반을 넘어서고, 정년을 코앞에 두게 된다.

최근까지도 누구나 이런 경력의 사다리를 향해 가는 데 아무런 의심을 해 본적이 없다. 그리고 실제로 그러했다. 요즘 들어 임원으로 재직하다 옷을 벗은 몇몇 사람들을 만나보면 차마 입 밖에 내놓지는 못하지만, 정말 운이 좋은 세대라는 생각이 든다.

1956년 미국에서 출간되어 많이 읽힌 책 가운데 하나가 <조직인간>이다. 이 책의 내용은 마치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듯이 기업 체제 내에서 승진만이 성공의 전부라고 생각하는 조직형 인간의 전형을 설명하고 있었다.

1971년에는 <하버드비즈니스리뷰>지에 <새로운 조직인간의 등장>이란 한편의 논문이 나왔다. 이미 이 때부터 변화는 시작되었다. 조직 생활에서 나름대로 자신의 경력을 관리하는 사람들이 등장하게 되는데 이를 두고 '새로운 회사인간'이라고 불렀다.

1980년대 미국은 엄청난 불황기와 대량실업시대를 맞게 된다. 더 이상 자신의 직장에만 전적으로 의존할 수 없다는 사실은 명백해졌다. 지금부터 10년 전만 하더라도 뉴욕 주의 로체스터 지역 경제의 3분의 1은 코닥이 책임졌다. 코닥은 그 지역에서 '위대한 황색 아버지'로 통했다. 성실한 부모와 같이 기업은 그렇게 자신의 '자녀'를 돌봤다.

하지만 1980년대와 1990년대를 넘어서며 상황이 돌변하기 시작했다. 코닥은 무려 3만 명을 감원하게 된다. IBM, HP, 매트로생명 등 비교적 든든한 안전판을 제공했던 기업들의 고용관은 180도 바뀌게 된다.


인생 자체를 회사처럼 경영해야


우리의 상황을 되돌아 보자. 외환위기 전만 하더라도 정리해고란 그렇게 흔한 일은 아니었다. 그러나 외환위기를 경험하면서 우리는 깨닫게 된다. 어느 누구도 '이 정도인가'를 절감하기 전에 한국경제는 이미 세계 경제에 깊숙이 연결되어 있음을 알게 되었다.

일부 중후장대형 생산 분야는 과거에 비해 조금 약해지긴 했지만 굳건한 '구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화이트칼러에게는 정말 심한 바람이 불고 있다. 정규직은 줄어들고 많은 자리들이 계약직으로 대체되고 있다. 그리고 구조조정은 상시에 실시할 수 있는 것으로 자리를 잡아나가고 있다.

과거 미국에서 시작된 변화가 한국으로 오는데 수 십년이나 10년이 넘게 걸렸지만 이제는 그렇지 않다. 정말 아무도 자신을 보호해 줄 수 없는 시대로 성큼 다가서게 된 것이다. 조직은 이제 아버지처럼 혹은 어머니처럼 조직원을 보호해 줄 수 없다.

어느새 '00가족'이란 단어를 사용하는 기업들이 눈에 띠게 줄어들었다. 여전히 거래 쌍방이 완전히 받아들이긴 어렵지만 사회는 '계약제 사회'로 줄달음치기 시작했다. 서비스를 제공하고 이에 걸 맞는 보수를 받는 그런 사회로 가고 있다. 몸값을 올리고 싶은 사람들은 이러저러한 위험을 감수해야 하고 자신을 가다듬는 일에 한시도 소홀할 수 없다.

물론 어느 기간 동안 고용하는 사람이나 고용 당하는 사람이나 모두 끈끈한 정(情)과 같은 한국적인 특성을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해석하면서 약간의 갈등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겨울이 가고 봄이 오듯이 계약제 사회를 향한 급속한 흐름은 멈출 수는 없을 것이다.

이런 시대 추세가 '자기경영'이란 부분에 다시 한번 관심을 모으게 하고 있다. 자기경영이란 아주 새로운 주제는 아니다. 역사적으로 비교적 성공적으로 자신의 삶을 꾸려왔던 사람들에겐 자기경영이란 이미 하나의 생활이었다. 굳이 자기경영이란 이름을 붙이지 않더라도 스스로를 관리해 나가는 것은 하나의 습관이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이런 자기경영은 일부 성공한 사람이 관심을 가지는 것만으로 충분했다. 그런데 조직이 어느 누구도 보호해 줄 수 없는 시대에는 조직에 몸담고 있는 모든 사람이 자기경영이란 주제를 자신의 문제로 삼지 않으면 안 된다. 이것이 과거와 분명히 다른 점이다. 과거 소수에 국한되었던 것이 이제 다수의 문제가 되어 버린 것이다.

우리는 이제 수시로 자신이 갖고 있는 자산을 점검해야 한다. 시장에 내놓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이고, 옛날에는 쓸모가 있었지만 이제 더 이상 신선도를 잃어버린 것은 무엇인지를 찾아야 한다. 과거에는 자산의 감가상각 속도 혹은 반감기는 그다지 걱정할 정도는 아니었다. 그러나 이제는 그야말로 재충전이 수시로 그리고 규칙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어느새 자신이 자랑할 수 있었던 자산은 녹슬어 버린다. 그만큼 세상의 변화 속도가 빠르기 때문이다.


자기 경영을 위한 7계명


스스로를 '자기주식회사'를 운영하는 사장이나 최고경영자로 생각하는데 익숙해져야 한다. 자기주식회사의 지분을 출자하는 주주들은 무리하면서도 상당한 교육비 투자를 해 온 부모님들일 것이다. 결혼을 한 사람이라면 아내와 아이들이 주주들의 대열에 속할 수 있다. 과거 같으면 회사의 사장님만 고민하면 되었던 일들이 이제 모든 조직원들 개개인의 과제가 되어 버린 셈이다.

나는 독자들에게 모두 7가지의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보라고 권하고 싶다. 흰 종이 몇 장과 잘 다듬은 연필을 준비한 다음 자기만의 시간을 확보하고 다음의 일곱 가지 질문에 답을 찾아보기를 권하고 싶다.


첫째, 당신의 목표는 무엇인가?

당신이 몸담고 있는 회사의 비전은 아주 명쾌하게 정리된다. 이제는 스스로 추구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아야 한다. 일생을 통해서 추구하는 것은, 일년을 통해서 추구하는 것은, 그리고 하루를 통해서 이루고 싶은 것은 무엇인지를 확실히 해야 한다.


둘째, 당신의 핵심역량은 무엇인가?

늘 시장에 내다 팔 수 있는 것을 확인해야 한다. 어제 내다 팔 수 있었던 것과 오늘, 그리고 내일 팔 수 있는 것은 달라지게 마련이다. 시장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은 모두가 주고 받는 관계로 맺어져 있다. 줄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라고 묻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셋째, 당신은 효율적으로 스스로의 프로세스를 관리하고 있는가?

공정개선이란 기업세계에서는 익숙한 일이다. 스스로 업무 프로세스를 어떻게 진행하고 있는지, 개선할 점은 없는지를 확인하고 노력하는 일이 필요하다. 멋지게 공정을 개선하고 있는지, 그렇지 못하다면 문제는 어디에서 발생하고 있는지를 파악하는 일이 당신의 몫이다.


넷째, 당신의 고객은 누구인가?

우리는 몸담고 있는 회사의 고객이 누구인지를 정확히 알아야 한다. 그러나 자신의 고객이 회사의 고객과 반드시 일치하라는 법은 없다. 고객이 누구인지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만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해서 좀더 명쾌한 그림을 그릴 수가 있을 것이다.


다섯째, 당신은 고객감동을 실천하고 있는가?

고객은 감동을 필요로 한다. 누구를 불문하고 고객의 충족되지 않은 욕구와 필요를 만족시켜야 한다. 이런 면에서 당신은 얼마나 능력을 발휘하고 있는가, 개선할 점은 없는가를 스스로에게 물어보아야 한다.


여섯째, 당신의 핵심역량은 버전업이 되고 있는가?

어제의 자신과 오늘의 자신은 차별화 되어야 한다. 어제의 이력서와 오늘의 이력서가 같다고 하면 무엇인가 문제가 있는 것이다. 과거의 것은 과거의 것에 불과하다. 늘 지금 이 순간 시장이 요구하는 것을 충족시키는 능력에 따라서 모든 것이 결정된다. 과거의 업적, 과거의 자리라는 것은 그저 역사에 불과하다. 역사가 현재의 의식주 문제를 해결해 주는 것은 아니다.


일곱째, 당신의 시장은 어디에 있는가?

당신이 서있는 시장을 정확하게 파악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그 시장이 앞으로 어떻게 변화해 나갈지도 알아야 한다. 모든 기업은 시장의 변화에 초미의 관심을 둔다. 그런데 개인 역시 이것으로부터 예외가 될 수 없다.


모두 일곱까지 질문에 대한 자신의 답은 스스로를 경영해 나가는데 중요한 자료가 될 것이다. 누구도 자신을 보호해 줄 수 없는 시대에 '당신'이라는 존재만이 스스로를 보호해 줄 수 있을 것이다.